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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후기

애플뮤직을 다시 결제한 이유 (UI/UX 관점)

그림컨마 2023. 11. 13. 10:15

 오랫동안 여러 음악 플랫폼을 번갈아가며 사용해왔습니다. 처음에는 Melon 플랫폼에서 감상을 시작했고, 이후 Youtube Premium, Flo, Vibe, Spotify,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애플뮤직’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용자인 고객의 입장에서 UI / UX 관점으로 내용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애플뮤직의 장점]

 

1.음악을 듣는 행위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다. (큐레이션)

 

 저는 시시때때로 음악을 듣고는 합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화날 때나 고요할 때나 습관적으로 귀에 이어폰을 꽂습니다. 음악을 통해 감정을 정리하고 영감을 받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대중/인디 음반은 그 자체로 재밌고 예술적이며 새로운 트렌드가 끊임없이 반영되는 하나의 종합 패키지 상품이라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듣는 목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음악 감상 앱(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핵심 기능은,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나 장르 그리고 무드에 최대한 근접한 음악들을 쉽고 빠르게 정확히 큐레이션해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제가 의식적으로 머리를 쓰거나, 수작업으로 노가다를 하는 일체의 불편한 과정이 있으면 안 됩니다. 제가 5개 이상의 음악 앱을 10년 간 번갈아가며 사용해본 결과, 현재로서는 애플뮤직이 이 부분에서는 압도적입니다. 아마도 머신러닝과 자체 AI 사용자 데이터 파악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토록 정교하면서도 사용자 니즈를 정확히 타겟팅하는 음악 큐레이션이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압도적으로 많은 사용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기능인 것도 같습니다. 

 

 애플뮤직은 자동추천 큐레이션의 정확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내가 일일이 플레이리스트를 세팅해놓지 않더라도, 무한 재생 기능을 체크하면 비슷한 톤앤매너의 음악이 계속해서 자동으로 추천됩니다. 그런데 이 부분도 그냥 막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내가 들었던 음악 재생 패턴을 자동으로 학습해서 작동하는 듯합니다. 저는 198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를 시시각각 왔다갔다하며, 여러 장르와 여러 시대의 음악을 동시에 한 플레이리스트 안에서 듣는 경향이 있는데, 애플뮤직은 이러한 부분을 정확히 캐치합니다. 따라서 여러 시대의 비슷한 톤앤매너의 음원을 자동추천 재생 리스트로 듣는 시간대에 맞춰 아주 스무스하게 알아서 만들어줍니다. 듣다가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현재 기분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냥 에어팟을 더블터치해서 다음으로 넘기면 됩니다. 평균적으로 5회 미만으로 계속 넘기다보면 반드시 취향과 일치하는 음원이 하나 걸리게 됩니다. 이 부분이 제게는 최고수준 1위의 킬러 기능입니다. 타 앱은 컨셉이나 방향성이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제가 필요로 하는 이 기능에 한정해서는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특히 M사의 경우는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하는 게 너무나 복잡하고 곡을 추가하는 게 힘들어서, 한 번 세팅된 플레이리스트 안에만 갇혀서 듣게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한 달 이상) 그러다가 너무 지겨워져서 결국 직접 새로운 곡들을 추가한 후에야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플뮤직은 내가 좋아하면서도 ‘새로운’ 음악들을 저절로 추천해주기에, 음악적 취향 확장과 다양한 트렌드 감상이라는 1차적인 목적에 완벽히 부합합니다. 얼핏 당연한 기능인 것 같지만, 자세히 깊이 파고들어 경험해보면 엄청나게 퀄리티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애플뮤직의 사용자 감정 파악이나 패턴 파악 수준은 무서울 정도로 정교하고 정확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도, 특정 아티스트의 차트 점령 현상이 없어서 매우 좋습니다. (중요) M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인기차트 전체 재생을 눌렀을 때, 특정 아티스트의 트랙만 계속 리스트에 남아있어서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따로 제외시키는 설정 메뉴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조차도 제겐 극단적으로 복잡합니다. (사용 포기) 하지만 이 부분은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기능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원하기 때문에, 단점이라기보다는 앱의 특정한 성향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트 경쟁도 누군가에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2.할인도 없고 가격도 비싸게 느껴지지만, 그 ‘값어치’를 한다.

 

 저는 가성비를 많이 고려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지불하는 비용 대비 서비스가 크게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다른 서비스를 알아보고는 합니다. 하지만 애플뮤직을 이용하고는 머릿속에서 그러한 생각을 아예 지워버렸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서비스나 여러 기능적 퀄리티가 매우 만족스럽기 때문입니다. 어느 하나 대충 만든 것이 없고, 제가 필요로 하는 핵심 기능이 대부분 완벽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애플뮤직은 같은 음원을 듣더라도 ‘공간음향 기능을 활용해 에어팟과 에어팟맥스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킵니다. 밋밋한 플랫 음원이 아닌, 실제 어떤 공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깨알 같은 ‘노래방’ 기능은 사소해보이지만, 이 기능을 별도로 이용하려면 거의 만 원에 육박하는 구독 비용을 지불하고 타 플랫폼을 결제해야 합니다. 애플뮤직에는 디테일하고 다양한 설정 옵션은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8,900원이라는 월 구독 비용 안에 노래방, 공간음향 등 여러 프리미엄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3.복잡한 광고가 없다.

 

 물론 가끔씩은 여러 아티스트의 오프더레코드나 비하인드 씬 해석 등을 매거진 형태로 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의 90%의 대부분 일상에서는 그저 음악을 ‘듣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애플뮤직의 앱 UI는 약간 지독할 정도로 미니멀하고 깔끔한 화면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원래부터 유명하지만, 솔직히 약간 무서울 정도입니다. 음악을 경험하는 행위 외에 다른 그 어떤 불필요한 것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확고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썸네일은 큼직큼직하고 텍스트는 대부분 큰 편이어서 가독성이 좋습니다. ‘예쁜’ 디자인을 위해 일부러 작은 글씨나 작은 버튼을 넣을 법도 한데, 약간 썰렁할 정도로 진짜 핵심 기능에만 집중한 느낌입니다. 아이폰에서 UI를 살펴보면 앨범재킷 썸네일은 한 화면에 가로로 2개가 꽉 찬 비율로 보여지고, 추천스테이션의 대표 이미지도 세로 화면의 1/2을 차지할 만큼 매우 큼직합니다. 눈에 ‘잘 보이고’ 터치하기 ‘쉽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원하지 않는 이벤트 팝업이나 광고 컨텐츠가 없어서, 앱을 딱 켜자마자 곧장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습니다. 이는 기본 구독 외에 BM(Business Model)을 앱 내에서 여러 가지 개발하지 않더라도 사업 유지가 가능한 애플이기에 가능한 전략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벤트 팝업이나 배너를 통해 새로운 소식과 유익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콘서트나 버스킹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어 광고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토록 집요할 정도로 화면에 보이는 모든 광고를 지워버렸다는 점이 약간 무서울 정도로 경이로웠습니다. ‘니가 앱을 사용하는 동안 100% 음악 감상에만 제대로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UI/UX를 고려했다’라는 느낌입니다.

 

4.거의 웬만한 음원은 다 있다.

 

 저작권 관련 문제로 타 음원 앱에는 아직 올라오지 않은 슈퍼스타의 디럭스 버전이나 리믹스 앨범, 그리고 피처링이나 콜라보 음원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상 체감적으로 애플뮤직에서는 한 번도 검색했던 음원이 발견되지 않았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1순위 출시) 이 부분에서 애플뮤직은 사용자에게 언제든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줍니다. 

 

5.추가적인 자잘한 기능

 

 애플뮤직을 사용한다면, 알람이나 모닝콜 등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삽입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저작권 문제로 불가능한 기능이지만 애플뮤직에서는 가능합니다. 이 부분도 알람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큰 메리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있으면 매우 좋은 부분이기에 없는 것보다는 당연히 좋습니다.

 

6.애플뮤직 에디터의 깔끔한 앨범 설명

 

 유명한 아티스트지만 나는 모르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탑 아티스트의 경우에는 에디터의 주석이나 설명글이 첨부돼있습니다. 이러한 글을 읽는 것도 알게 모르게 애플뮤직의 사용성이 좋다고 느끼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다른 불필요한 부분없이 딱 아티스트 히스토리와 음악적 성향, 그리고 평가에 대한 부분이 간결하면서도 위트있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전문적인 요약은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여주고, 꼭 필요하진 않지만 있어서 도움되는 한끗차이 디테일을 만들어줍니다. 

 

7.개인적 사족 : 썸네일이 예쁘다.

 

 V앱이나 M앱, 그리고 기타 다른 앱들도 각자 고유한 매력이 있지만, 애플뮤직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썸네일이나 기획 특집 매시업 썸네일은 굉장히 전문적이고 고퀄리티의 느낌입니다. 이건 원래부터 애플이 가졌던 강점이기에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일단 ‘예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따라서 더 자주 손이 가게 되고, 시각적 만족감을 얻습니다.

 

8.앱이 가볍고 실행이 빠르다.

 

 당연한 얘기지만 다른 건 전부 부차적이고, 일단 음원 재생까지의 여정이 짧고 빨라야 합니다. 네이티브 기본앱이라 그런지 아주 빠릿빠릿하고 잔렉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 맥북과 연동해서 바로바로 이어서 재생이 가능하기에 연동성 측면에서도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생각나면 열어서 재생’하면 됩니다. 

 

*그럼 이번에는 반대로 애플뮤직의 단점에 대해 몇 개 적어보겠습니다.

 

[애플뮤직의 단점]

 

1.할인이 없고 비싸다.

 

 이 부분은 모두에게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꽤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제품 구매 시 초기 6개월 이내 프로모션 외에는 그 어떠한 할인도 없고, 시종일관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아이클라우드나 기타 애플과 관련된 서비스 구독, 비용 지출이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지출이 애플에 쏠리는 것이 약간 부담스럽습니다. 너무 많은 걸 점점 독점하는 기분이 들어서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애플은 ‘잘’ 합니다. 그래서 결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애플만큼 강력한 적수가 등장해 같으면서도 다른 결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M사의 경우 구독을 해지하려고 하면 할인 정책을 펼쳐서 구독자를 붙잡는 단계가 있지만, 이걸 뿌리치고 애플뮤직을 결제했을 정도로 애플뮤직은 강력합니다.

 

2.가끔은 듣는 것 말고 여러 소개나 이벤트를 보고 싶은데, 없다.

 

 따로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원래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끔 가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일탈하고 싶은 속성 때문에 만들어진 단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럴 때는 그냥 따로 찾아보면 됩니다. 

 

3.앨범 리뷰 화면이 없어서, 가끔 비슷한 취향자의 소소한 공감을 못봐서 아쉽다.

 

 이 부분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M사의 경우 여러 음악 감상자의 리뷰가 수천 개 달려있어서, 글을 읽으며 새로운 인사이트나 정보를 얻기도 하고, 다른 음반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플뮤직은 이러한 부분까지 아예 생략해버려서, 매우 깔끔하지만 혼자 음악을 듣는 기분이라 가끔 외로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악성 댓글이나 안티팬의 도배를 보느니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4.플레이리스트, 사용기록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하지 않는다.

 

 타 앱도 마찬가지지만,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들은 음악은 어떻게 보면 삶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록들이 따로 추출되는 데이터 형태로 가공될 수 없다는 점은 굉장히 아쉽습니다. 일일이 캡처하거나 기록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애플스럽지 않으니까요. 또한 구독이 해지되고 결제를 하지 않으면 기존에 노출되던 앨범 썸네일이나 음악 차트, 그리고 내가 들었던 음악마저도 전부 안 보이게 화면에서 사라진다는 점도 상당히 아쉽습니다. (돈 안 내면 가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뮤직은 제게 압도적인 사용자 경험을 주었고, 특히 ‘새로운 음악 발견’이라는 부분에서 만점을 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좋은 음악들이 과거에 스쳐지나갔었다니!..) 어차피 음악 전문가나 아티스트라면,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여러 개의 플랫폼을 동시다발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일반 대중 사용자 입장인  입장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저는 애플뮤직을 고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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