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 마케터로 살기

AI,브랜딩,마케팅,광고에 관한 컨텐츠를 올려요.

3. Branding

브랜딩에 대한 생각

그림컨마 2023. 10. 1. 23:19

 '브랜딩(Branding)'이란, 사전적 의미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주기 위한 다층적이고 총체적인 활동입니다. 제가 태어난 90년대에는 아날로그 시대에 더 가까웠고, 23년 현재와 같은 수준의 캠페인이나 전면적이고 전사적인 브랜드 활동을 많이 보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집집마다 거의 완전히 보급된 2000년대를 지나, 2010년대에 애플의 아이폰을 기점으로 '대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SNS 모바일 앱 으로 정보에 접근하고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는 초연결사회가 구현되었습니다. 

 

 현재 2023년은 SNS 시대를 지나, 그보다 더 극단적으로 발전된 형태인 AI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구글 앱이나 컴퓨터 웹사이트 홈페이지를 통해 검색하기보다는, 그저 OpenAI 사의 Chat GPT 서비스를 단축어 명령으로 호출하고 음성으로 질문하거나 특정 정보를 요구하면, 엄청난 속도로 핵심 컨텐츠들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해서 한 페이지 문단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Stable Diffuision 서비스를 기점으로 촉발된 생성형 AI 전쟁에서 IT 대기업 공룡들의 시장 헤게모니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완벽한 승자도 완벽한 패자도 없지만, 결국 아이폰/갤럭시로 스마트폰 시장이 각 1,2위로 양분되고 나머지는 전부 도태되거나 니치 시장으로 파편화됐듯이, 최후의 1,2위만 시장을 대부분 차지할 것입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게 디지털화되었기에, 그리고 그렇게 디지털화된 자산들을 AI가 너무나 쉽게 복제하거나 응용할 수 있기에, 모두가 컨텐츠나 마케팅 준전문가처럼 컨텐츠를 만들어 광고를 집행하고, 광고 결과 역시 AI로 명령해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단순히 파편적이고 단발적인 광고는 예전에 비해 효과가 적거나 아예 관심을 끌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두가 너무 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의 마케팅 차별화 요소는 대부분 '브랜딩'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기업이나 사업자의 개별 상황과 전략에 따라, 마케팅의 서로 다른 영역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경쟁자와 다른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지만, 특허권이 있는 제품이나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특정 서비스가 아닌 이상, 최종적으로는 재화와 서비스 경쟁력이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기에 브랜딩이 마지막 차별화 요소가 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브랜딩은 무엇일까요? 거시적 관점의 마케팅 개념에 포함되는 마케팅 활동의 일부? 일회성 단기적 광고나 홍보 마케팅의 반대인, 장기적 흐름의 기업 이미지 구축하기? 단 하나의 상징적 이미지 포지셔닝하기? 모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브랜딩은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오랫동안 일관된, 혹은 다변적이지만 하나의 공통된 본질을 내포한 개념적 이미지를 의미합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쉽게 말하면 하나의 꾸준한 길을 외롭게 걸어왔다는 뜻입니다. 남들과 가장 차별화되면서도 특정 영역에 대한 진실성과 진심을 모두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역사 그 자체입니다. '30년 전통 순대국 할매 음식점'이 왠지 끌리고 음식이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30년이라는 세월에 반영된 역사의 신뢰성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업 브랜드 역시 10년, 20년, 30년 기간의 일관된 지향을 보여주었다면, 이미 그 브랜드는 의도했든 비의도적이든 자체적으로 브랜딩을 한 것입니다. 현재보다 극단적으로 더 보완되고 발전한 AI가 단기간에 대중의 신뢰를 얻거나, AI가 마치 인간처럼 자동적으로 기업 브랜드의 역사를 쌓아가는 활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그렇게 업그레이드 된 강인공지능(이 수준에 도달한다면 가상 인격을 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AI가 복제할 수 없는 거의 유일한 부분 이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신생 스타트업이나 프리랜서, 개인 사업자 같은 경우에도 전부 브랜딩을 하는 시대이고, 때때로 브랜딩은 협소한 의미에서 사업 스타트 시점에서의 통일되고 일관된 디자인 전략만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브랜딩의 본질이 '역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아무나 베낄 수 없고 흉내낼 수조차 없으며, 그 자체로 유일무이해지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신생 기업이 1년 생존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 호흡의 브랜딩은 물론 어렵습니다. 당장 집행할 단발성 광고 비용도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브랜딩 역사를 구축한 기업이나 개인은 대체할 수 없는 자신 그 자체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브랜딩이 극도로 어려운 이유이자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생존해야만 브랜딩도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업 담당자 관점에서 가장 큰 딜레마가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엇이 되었든 결국 최종 차별화 지점은 '브랜딩'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