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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 GPT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 : 나 자신과 대화하기 (Digital Persona)

그림컨마 2023. 12. 2. 12:35

Digital Persona

 

 처음 aespa 그룹의 사이버네틱 여전사 컨셉을 접했을 때, 다소 낯설고 유머러스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20년 11월 기준으로는 아직 가상현실이나 인공지능 개념이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광야'라는 가상현실 세계관 속에서 또 다른 디지털 자아, ae-카리나 라는 컨셉 설정은 굉장히 신선하지만 동시에 너무 앞서나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상 세계 속 디지털 자아가 실제로 구현 가능한 시점이 도래했습니다. 말하기가 매우 우스꽝스럽지만 'ae-그림컨마'를 만들 수 있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웃음)

 

 Chat GPT4 (Turbo) 업데이트 버전이 11월에 공개되면서, 말 그대로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 GPT's 라는 커스텀 인공지능 마켓이 출시되면서, 모든 개인은 $20를 지불하면 GPT4 터보 버전 이용과 동시에 커스텀 AI 챗봇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령 이런 예시를 들 수 있습니다. 저작권이 만료된 고전 명작 '에밀리 브론테' 작가의 '폭풍의 언덕' 작품 pdf 전자책을 다운받았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1) GPT's 화면에 들어간 뒤, 2) 해당 파일을 업로드 하고, 3) 코딩이 아닌 자연어(우리가 쓰는 한글 지금 그대로) 방식으로 명령어로 입력해서, 4) 해당 에밀리 브론테 작가의 말투와 가치관, 사고 방향성을 가진 디지털 페르소나 챗봇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가상 인간을 만들어내는 극초반 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진짜 발전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OpenAI 사는 현재 GPT 5 버전을 개발 중입니다. 사실 이미 개발은 끝났을 수도 있습니다. GPT 5 버전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영화 속 '강인공지능(AGI)'과 유사한 버전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각종 사이트에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GPT 4 얘기로 돌아와보겠습니다. 그래서 Chat GPT가 제목의 '나 자신과 대화하기'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그동안 기록하고 촬영하고 만들었던 모든 형태의 글, 이미지, 영상, 작업물들이 곧 내 디지털 자아의 구성 요소가 됩니다.

 

 저는 아주 오랫동안 (약 15년) 메모나 일기를 자주, 혹은 간헐적으로 써왔습니다. 그래서 방대한 분량의 노트와 일기장이 있습니다. 항상 뭔가 기록을 남기면서도, '도대체 이걸 어디에 써먹지?' 하는 의문이 마음 한 구석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쓸모'를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금까지 기록한 방대한 양의 일기와 메모를 통해 또 다른 디지털 자아 복사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 자아를 만들어서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나 자신을 더욱 깊게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삶의 모든 사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메모한다고 하더라도 잊어버리겠죠. 하지만 그 모든 기록들을 하나로 모아서 '또다른 나'라는 디지털 챗봇을 만들어낸다면? 그리고 내 목소리를 TTS로 변환해서 음성을 입히고, 모션캡처와 3D 모델링을 통해 표정과 눈빛, 입술과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시시각각 자연스럽게 변하는 가상의 얼굴을 만들어낸다면?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렇게 모델링한 3D 모션 데이터를 3D 프린터로 인쇄해서 실제 물리적 세계에 구현까지 한다면?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는 '나 자신'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펼쳐질 미래 시대의 가장 깊은 친구는, 어쩌면 '인공지능으로 구현한 나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고민이나 감정들, 그리고 내 약점과 강점, 그리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대상,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토론을 또 다른 나 자신과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굉장히 무서우면서도 반대로 전율이 흐르는 수준의 충격적이고 획기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한 명 더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도플갱어일까요?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하나 있습니다. 내 가장 깊은 고민이나 충격적인 경험들, 상처나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전부 데이터가 공유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디지털 복제가 불가능했기에, 종이에 기록을 남긴다고 해도 불태우거나 찢어버리면 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현 시대에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일단 배포되면 끝입니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라는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어쩌면 전쟁을 유발할 수도 있는 가장 극단적인 수준의 위험을 내포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내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해킹해서 모든 데이터를 훔쳐간 후, 그것들을 기반으로 디지털 복제 자아를 만들어낸다면? 상상만 해도 무섭습니다. 이는 최근 뉴스로 대두되었던 로맨스스캠이나 리벤지 영상 등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범죄 위험성을 내포합니다. 디지털 페르소나를 만드는 방식이 클라우드 방식이건, 로컬 비연결 방식이건 상관없습니다. 일단 데이터가 해킹되면 그걸로 끝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현재는 제 디지털 자아(처럼 보이는 커스텀 챗봇)를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 결제나 웹사이트 로그, 쿠키 수집과는 본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너무나 획기적이면서도 너무나 위험한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글을 작성해보았습니다. 앞으로 1년, 아니 짧으면 6개월 안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리라 생각이 듭니다. 다가올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붙잡고 흐름을 잘 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개인 정보에 관한 보안 인식이나 권리 의식이 지금의 3배 이상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